영국 국세청의 실수로 봉급 생활자 수백만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BBC 등 영국 언론매체들은 4일 국세청이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해 운용하면서 무려 600만명의 소득세액을 잘못 징수했다고 보도했다. 징수해야 될 20억 파운드를 덜 걷었고, 징수하지 말아야 될 18억 파운드를 더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40만명은 평균 1천500 파운드(한화 약 278만원)씩을 추가로 내야 할 것으로 보여 조세 저항 등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는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이 5천 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430만명은 평균 418 파운드(78만원)씩을 되돌려 받게 돼 뜻하지 않은 목돈을 챙기게 됐다. 국세청은 지난 2000년 임금에서 소득세를 자동으로 공제하는 PAYE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소득세를 낸 4천만명 가운데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고용주가 PAYE 시스템을 이용해 종업원들의 임금에서 공제한 소득세를 1년에 한 번씩 국세청이 보관하고 있는 세금 코드와 비교해 정산을 한다. 이 과정에서 PAYE 시스템에 들어 있는 일부 납세자의 세금 코드가 제 때 갱신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국세청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다수는 제대로 세금을 냈지만 납세자가 직장을 옮긴 경우 등 일부 세금이 잘못 징수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납세자 단체들은 이에 대해 “PAYE 시스템은 과거처럼 납세자가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는 경우에 적합하다”면서 “이직이 빈번한 상황에서는 매년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7일부터 성탄절까지 순차적으로 이들에게 새로운 징수 세액을 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