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학입학 관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한국의 수능 성적과 비슷한 영국의 A레벨 시험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올해 대입 수험생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1차에서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진학 대행기관인 유카스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입 지원자 67만5천465명 가운데 대학 측이 요구하는 성적에 미달돼 불합격한 18만7천명이 다른 대학의 빈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만6천358명이 늘어난 규모다. 영국에서는 13학년이 시작되는 9월부터 대학을 지원하는데 최대 5곳에 서류를 내고 중등학력평가성적, 면접, 대학별 시험 등을 바탕으로 1차 입시 사정을 거쳐 조건부 합격 여부가 통보된다. 대학은 이 때 A레벨 시험에서 거둬야 하는 최저 학력기준을 제시하고 이듬해 이를 충족하는 성적을 내면 최종 합격한다. 이 과정에서 불합격자들은 복수로 합격한 학생이 포기하는 자리로 눈높이를 낮춰 연쇄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지난해의 경우 4만7천600명이 1차에서 떨어진 뒤 다른 대학에 추가 합격했다. 유카스는 올해 추가 합격자 수가 대폭 줄어 최근 10년 간 가장 대학 입학이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A레벨 시험에서 A나 A* 등 상위 성적을 거둔 학생이 27%에 이르면서 높은 성적을 받고도 대입에 실패하는 학생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카스의 커녹 쿡 원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최소한 수험생 15만명 가량이 대학에 입학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6만명의 학생은 대학에 합격하고도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