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현행 65세 정년퇴직 규정이 폐지된다. 영국 정부는 노인 인구의 경제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65세 정년퇴직 규정을 내년 10월부터 없앨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지금은 직원이 65세가 되면 계속 고용할지 여부를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다. 정년 폐지 운동을 벌여온 레이첼 크리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이를 이유로 일터에서 쫓겨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차별”이라면서 정부의 계획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정년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면서 소송까지 냈던 노인단체 `에이지 UK'도 공식 성명에서 “강제 퇴직 연령을 없애기 위해 그동안 정말 힘든 싸움을 전개해 왔다”면서 “나이를 이유로 일을 그만둬야 하는 수많은 고령 노동자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정년퇴직 연령 폐지는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지난 총선 공약이었다. 연립정부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다양한 경험을 지닌 노년층이 보다 오래 일하면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노년층이 연금에 의존하지 않고 세금을 내면서 일을 더 하게 되기 때문에 연금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인의 평균수명은 1985년 남성 71세, 여성 77세였으나 지금은 남성 77.4세, 여성 81.6세로 높아졌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해고가 힘들어지면 전체적인 인력관리가 복잡해져 결국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립정부는 정년퇴직 규정 폐지와 함께 장기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을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노년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연금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회원국들에 정년 연장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