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재정 위기의 여파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가운데 영국 여왕도 ‘생활비 마련’에 나섰다.
15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여왕 소유의 랭커스터 공작령 농가인 헤이들리 홀이 경매에 부쳐져 약 100만파운드(약 18억4천만원)에 팔렸다.
50에이커의 대지에 지어진 이 농가는 영국 중서부 체셔 카운티에 위치하고 있으며, 본채와 두 개의 별채로 구성돼있다.
이와 함께 16에이커와 33에이커에 이르는 농지도 각각 9만파운드와 15만파운드의 가격에 매물로 나왔다.
영국 정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을 내년까지 동결하고, 버킹엄궁과 윈저궁 유지 비용도 줄이기로 함에 따라 재정 충당을 위해 왕실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왕실의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랭커스터 공작령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에 있는 4만6천에이커의 토지로 구성돼있는데, 이 공작령의 자산 가치는 3억2천200만파운드에서 최근 5분의 1 수준인 7천500만파운드로 추락했다.
공작령은 농업과 주거, 상업, 금융 부문으로 나눠 분산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 금융 부문에서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건물을 신축하는 데 작년 한 해에만 1천500만 파운드가 빠져나갔다. 랭커스터 공작령 의회 위원장인 셔틀워스 경은 여왕의 개인 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했으며, 여왕의 수입 또한 경기 침체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신문은 여왕이 앞으로 200만파운드에 달하는 개인 소장 포도주와 700만파운드에 달하는 자동차들을 비롯해 지난 2002년 50세 생일에 받은 갖가지 진기한 선물들도 내다 팔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