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의회에서도 한 초선의원이 7일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의원선서를 강행해 동료 의원들이 퇴장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영국판 ‘유시민식 복장파괴’ 소동의 주인공은 스코틀랜드 사회당(SSP) 소속으로 지난 1일 실시된 스코틀랜드 자치의회 선거에 출마해 처음 당선된 로우지 케인(41·사진) 의원.
혼자서 10대인 딸 둘을 키우고 있는 케인 의원은 색이 바랜 청바지에 표범 가죽 무늬와 꽃 무늬가 어지럽게 뒤섞인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펑크 스타일’ 상의를 입고 본회의장 연단에 올랐다.
입헌군주제를 반대하는 공화주의자인 케인 의원은 선서를 위해 들어올린 오른손 손바닥에 “나는 국민 앞에 선서한다”고 써 놓아 표면상 군주에 충성을 맹세하게 돼 있는 오랜 전통에 또 한번의 파괴를 가했다.
케인 의원의 이런 `‘튀는 행동’에 일부 동료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퇴장하기도 했으나 한국에서와는 달리 의원선서가 중단되지는 않았다.
“밤새 디스코텍에서 몸을 흔들다 집에 가지 못해 옷을 갈아입지 못한 10대 소녀 같았다”는 것이 동료 의원들의 전언이다.
케인 의원이 입고 나온 청바지는 딸이 빌려준 것이고 `‘현란한’ 상의는 ‘펑키 리틀 숍’에서 16.99파운드에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 개통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로 일하다 연봉 4만8천파운드를 받는 자치의회 의원이 된 그가 의사당 밖에 맡겨 둔 겉옷은 자선구호단체 옥스팜의 재활용품 전문매장에서 4.99파운드에 구입한 가짜 뱀가죽 재킷이었다.
케인 의원은 “다른 옷을 입을 줄 몰라 일할 때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왔을 뿐인데 왜 이런 소동이 벌어지는 지 모르겠다”면서 “의회를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흥미진진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한편 영국 언론들은 8일 케인 의원의 이런 파격적인 행동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보도하면서 ‘전통과 의전에 대한 반역’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