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아모스 장관 ▲ 12일 사임한 쇼트 장관
토니 블레어 총리 정부에서 영국 최초의 흑인여성 장관이 탄생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전후 처리 과정에서 유엔의 역할이 배제되고 있는데 항의하며 12일 사임한 클레어 쇼트 국제개발장관의 후임으로 남미 북동부 영연방 국가 가이아나 출신인 발레리 앤 아모스(49) 외무부 아프리카 담당 정무차관을 임명했다.
이에 따라 아모스는 흑인으로서는 두번째, 흑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의 내각에 진입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던 아모스는 10년전 기회균등위원회(EOC) 위원장으로 일하다 블레어 총리와 인연을 맺게됐다.
매우 현실적이며 신속하게 요점을 파악해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로 절대로 소란을 떨지 않는다는 것이 아모스와 함께 일한 적이 있는 동료들의 평가다.
아모스는 조용하지만 열심히 일하며 블레어 총리에게 확고한 충성을 바치는 지극히 도시적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블레어 총리의 ‘명예로운 퇴진’을 요구하며 사임한 남성적 성격의 쇼트 장관과는 정반대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살에 영연방국 가이아나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아모스는 런던 외곽 벡슬리히스에서 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워윅대학에서 사회학 학사, 버밍엄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쇼트 전장관 “노동당 위해 블레어 물러나야”
이라크 전후처리 과정에 불만을 품고 사임한 클레어 쇼트 전 국제개발장관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지도력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우아한 권력이양’을 촉구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쇼트 전장관은 12일 하원에서 발표한 사임 성명을 통해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 정책을 ‘치욕적인 것’이라로 맹비난하면서 노동당은 새로운 지도자에게 ‘우아하게’ 권력을 넘기는 방안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쇼트 전장관은 이어 13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블레어 총리의 임기를 한 번의 연임으로 제한해야할 수없이 많은 이유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노동당 정부를 계속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노동당의 가치를 지켜야 하고 훌륭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현재 큰 실수를 하고 있다”며 블레어 총리를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