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태아가 임신 24주까지는 고통을 못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영국의 낙태 반대론자들이 낙태 허용기간을 현행 임신 24주보다 더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영국 왕립산부인과대학(RCOG)은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태아는 임신 24주까지는 뇌신경 연결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태아는 임신 24주 후에도 일정 기간은 마치 잠을 자는 것과 같은 무의식이나 진정제가 투여된 것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낙태 허용 기간을 현행 임신 24주로 유지하려는 여론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낙태 반대론자들은 보고서 내용이 결정적이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태아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낙태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태아가 임신 20주만 돼도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의학계 내부에서도 RCOG 보고서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1967년에 제정된 낙태법에 따라 임신 24주까지만 낙태 시술이 가능하며 임신 24주가 지났을 경우 산모의 생명이 위태롭거나 태아의 심각한 장애가 예상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 반대론자들은 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20∼22주로 낮출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집권하기 전 이같은 방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