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8일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영란은행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파운드화의 가치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파운드화 가치는 올들어 유로화 대비 8% 급락해 수입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영란은행의 목표치인 2.5%를 5개월째 웃돌고 있다.
분석가들은 영란은행이 성장률 둔화, 주택 가격 하락 등 부정적인 경제지표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영국의 현 금리는 1955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영국의 1/4분기 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도는 0.2%를 기록했으며 과열 기미를 보였던 주택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및 기업 신뢰지수도 수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이라크전 조기 종결에 따른 전후 특수와 유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이번 주 초 발표된 서비스업 및 제조업 지수는 완만한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기금 ‘제러드’의 이코노미스트 사이먼 로빈슨은 “지표들의 흐름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책결정권자들이 파운드화 약세와 유가 하락의 경제적 효과를 더 중시한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