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앞 유리창을 와이퍼로 닦는 ‘워셔액’ 대신 물을 뿌릴 경우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보건국(HPA)이 14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균 감염의 20%가 자동차 워셔액으로 물을 사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셔액 통에 물을 담아두면 엔진 열기 등으로 인해 레지오넬라 박테리아가 번식할 최적의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고열, 오한 등의 증상을 동반한 폐렴이 생길 수 있으며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감염자 345명을 분석한 결과 직업적인 운전사들의 감염률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5배나 높다는 사실에 착안, 그 이유를 추적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조사 결과 감염이 차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특히 워셔액 대신 물을 사용할 경우 감염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을 사용하는 자동차 5대 가운데 1대 꼴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반면 워셔액을 사용하는 자동차에서는 균이 나오지 않았다. 연구를 실시한 이사벨 올리버 박사는 “물을 사용할 경우 레지오넬라균 감염률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레지오넬라균은 사람끼리 감염되지는 않지만 세척액을 분무할 때 미세한 입자에 섞인 균이 호흡기를 통해 운전자나 보행자들에게 옮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