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1일 ‘망상에 빠져 있는 북한(Life inside the North Korean bubble)’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 김일성 주석 생일 98회를 맞아 지난 4월 15일 북한의 초청을 받은 BBC 뉴스나잇이 제작한 것이다. 이 방송은 북한에 대해 “외부 세계와 단절되고 밀고자들로부터 늘 감시당하는 가운데 국가 전체가 비현실적인 망상 에 빠져 있다”고 묘사했다. BBC는 “인터넷 접근도 힘들고 평양 공항에서 휴대전화 조차 빼앗아 버리는 나라”라며 “호텔 옆방에 늘 감시원이 머물렀고 방이 도청된다는 사실도 나중에 전해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체류기간 내내 김일성 동상을 찍도록 안내를 받았고 오직 보여주기 위해 시범적으로 가동되는 농장과 마을, 학교, 가정집만을 카메라 필름에 담도록 허용됐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준비된 공식 프로그램 이외에는 어떤 것도 카메라로 찍을 수 없었고 북한 사람들과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BBC는 남한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물건 값을 계산할 수도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망을 갖추고 있다면서 북한의 폐쇄되고 낙후된 사회상과 대비시켰다. 이 방송은 “통일을 앞두고 서독인들의 동독인들에 대한 태도와 비슷하게 남한 사람들도 북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열망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BBC는 끝으로 “북한이 남한의 군함을 침몰시켜 남북한 관계가 전후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면서도 “통일의 기회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나름대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