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정부의 각료 구성에서도 소위 ‘강부자·고소영’ 논란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14일 영국 언론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 내각이 주로 상류층의 백인 남성들로 구성된 데 대해 영국 시민사회와 언론의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주 출범한 영국 제1당인 캐머런의 보수당과 제3당인 닉 클레그의 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30~40대의 젊은 기수들로 내각을 짰다. 그러나 내각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체 23명 중 여성은 4명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영향력과 권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기관을 이끄는 직책은 2명에 불과하다. 또 23명 중 회교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내각에 진출한 보수당 공동의장 바로네스 와시를 제외하고는 내각 전원이 백인이며, 이들 중 최소 16명이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등 일류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캐머런 총리와 클레그 부총리도 부유층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물들이다. 캐머런은 그동안 소수 귀족의 모임으로 소수인종에 적대적이고 빈곤층에 무관심하다는 보수당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선거 유세에서도 정부 고위직의 3분의 1을 여성에게 할당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대를 뒤집는 이런 내각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다양성과 양성평등이 반영되지 않은 구성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타블로이드 데일리 미러는 “부유한 학교 친구들에게 각료직을…”이라고 비난했고, 더 타임스에 기고한 한 여성운동가는 “엄청난 퇴보”라고 했다. 일간 가디언의 칼럼니스트는 “친구들과 등 두드리기, 자기들끼리의 농담으로 가득한” 내각이라고 비꼬았다. 캐머런 정부의 평등부 각외장관 린 페더스톤도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양측 협상팀 모두 남성들에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었다”며 “나는 매우 실망했다. 우리는 이보다는 더 나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재직기였던 2005년에는 여성 각료가 6명이었고, 고든 브라운 전 총리 내각에서도 여성이 5명이었다. 블레어 내각의 마거릿 베켓 전 외무장관은 “(캐머런이) 말로는 정부에 더 많은 여성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하지만 그의 결정은 지금까지 말한 것과는 달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