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차기 내각 구성을 위한 정당들 간의 협상이 11일 막바지에 이르렀다.
현지 언론들은 늦어도 12일까지 이들 정당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일 실시된 총선에서 보수당이 306석, 노동당이 258석, 자유민주당이 57석을 차지하는 등 어느 정당도 과반인 326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보수당-자민당, 노동당-자민당 간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
열쇠를 쥔 자민당은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수당과 노동당의 연정 제안을 놓고 밤샘 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고든 브라운 총리는 자민당과의 원활한 협상을 위해 노동당 당수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었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23%의 득표율을 기록하고도 의석수는 8% 남짓 얻는데 그쳐 비례대표제 도입을 연정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노동당의 공약에는 비례대표제 도입을 비롯한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보수당은 협상과정에서 호주식 선거제도 도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전격 제안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는 이날 “보수당은 자민당에 매우 합리적인 제안을 했으며 이제 자민당이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를 결정해야 될 때”라며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노동당은 이날 전국 집행위원회를 열고 연정 협상 내용과 브라운 총리 후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민당과 보수당이 연정을 구성하면 안정적인 과반이 확보되기 때문에 브라운 총리는 즉각 물러나고 보수당 당수인 캐머런이 총리에 임명돼 내각을 짜야 한다.
반면 자민당과 노동당이 합칠 경우 의석수가 315석으로 과반에 모자라기 때문에 추가로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SDLP),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 군소정당들의 도움을 받는 이른바 ‘무지개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이 경우 브라운 총리가 후임 노동당 당수가 확정되는 9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