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6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나오지 못하자 새 정부 구성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각 구성과 총리 임명에 관한 최종 결정권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입헌군주제인 영국에서 여왕은 투표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형식적으로나마 모든 일이 자신의 이름 아래 이뤄지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
법안 처리나 의회 개.폐회는 여왕의 재가가 있어야만 가능하고, 새 총리 임명 과정 전체에 걸쳐서도 이같은 관례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통상 선거가 치러지면 여왕은 현 총리가 소속한 정당이 다수당에 오르거나 연정을 구성할 때까지 개입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본다.
연정 협상이 진행되는 경우, 여왕은 왕실 비서와 내각 고위 인사들로부터 협상에 관한 브리핑을 받지만 협상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 드물지만 협상 주체들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면 비로소 여왕이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여왕은 다른 해결책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선거를 새로 치르라고 명령할 수도 있다.
과거 1974년 2월 총선에서도 이번 총선처럼 절대다수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나오면서 내각 구성이 지연된 전례가 있다.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제1당인 노동당의 소수당 내각을 인정했지만, 1년도 채 못 가 결국 의회가 해산되고 같은 해 10월 다시 총선을 치르는 결과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