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야 정당 당수들이 총선을 앞두고 사상 처음 TV토론에 나서지만 방청객의 박수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됐다. 집권 노동당과 보수야당,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은 총선에 앞서 당수들이 참가하는 세 번의 TV 토론을 벌이기로 지난해 말 합의한 뒤 3일 방송사 측과 76개항의 세부 합의사항을 마련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수·야유·환호 금지. 스튜디오 방청객의 박수 소리나 환호, 야유 등의 반응이 그대로 전달될 경우 TV시청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방청객은 노동당 지지자 29.5%, 보수야당 지지자 29.5%, 자유민주당 지지자 21%, 부동층 20%로 구성된다. 방청객의 개별 후보에 대한 질문은 금지하되 질문에는 3명의 토론자가 모두 답하도록 했다. 시청자들은 이메일을 보내 질문할 수 있다. 토론에는 노동당 당수인 고든 브라운 총리, 보수야당 당수인 데이비드 캐머런, 자유민주당 당수인 닉 크레그가 참여해 프라임 시간대에 세 차례에 걸쳐 90분씩 진행된다. 첫 번째 토론은 보건, 교육, 범죄, 이민 등의 국내 문제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 토론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국제 문제에, 세 번째 토론은 경제 문제에 집중된다. 노동당과 보수야당은 각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TV 토론을 담당했던 인사들을 특별히 고용해 사상 첫 TV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TV 토론이 정착돼 있지만 영국에서는 TV 토론이 정당정책 보다는 개인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보수야당 캐머런 당수는 젊은데다 목소리와 외모가 TV에 어울리는 반면 집권당의 브라운 총리는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아 TV 토론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아 TV 토론이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영국 총선은 오는 6월 이전 실시되는데 이날 발표된 유거브의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야당 38%, 노동당 33%, 자유민주당 16%로 최근들어 노동당이 보수야당과의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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