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사진)와 집권 노동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영국 지방의회 선거에서 노동당이 700석 이상을 잃는 대패를 기록했다.
1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노동당 의석은 749석이 감소한 반면, 야당인 보수당의석은 542석이 증가했다. 제2 야당인 자유민주당도 166석이 늘었다. 노동당의 이번선거 결과는 지난 70년대말 이래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방선거는 전통적으로 집권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의미를 갖고 있어 집권당 의석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라크 전쟁 이후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예상보다 큰 규모로 노동당이 의석을 상실함으로써 블레어 총리의 정국 주도력에 제한이 가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이번 선거 결과와는 상관 없이 블레어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이라크 전쟁 이후 상승하고 있으며 노동당이 하원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2006년 이전에 총선을 치러야하는 사태는 맞이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이언 던컨 스미스 보수당 당수는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력에 대한 논란에 시달려온 스미스 당수는 이번 선거에서 대승하지 못할 경우 퇴진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가 보수당의 부활을 예고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지난 2000년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은 593석을 늘리고 노동당은 568석을 잃었으나 그 다음 해 실시된 총선에서는 노동당이 압승한 바 있다.
이번 선거는 뚜렷한 쟁점없이 진행됐으나 2006년 차기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노동당이 추구해 온 각종 정책과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전 참여 결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중간평가 성격을 띤 것으로 분석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