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마약사범에 대한 중국 당국의 사형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이를 막기위해 영국 정부가 총력 외교전을 펴고 있다.
26일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007년 헤로인 4㎏을 지닌 채 우루무치에서 체포된 영국인 아크말 샤이크(53)에 대한 사형을 29일 집행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국민에 대한 중국의 사형 집행은 50년만에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연말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사형 집행을 늦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 샤이크가 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중국 당국에 관용을 베풀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가 노래를 해본 적이 없는데도 팝스타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샤이크의 형은 영국주재 중국 대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동생의 삶은 정신질환으로 인해 파괴된 상태였다”면서 “자녀들에게 아버지를 잃는 충격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인권단체 리프리브(Reprieve)는 “샤이크가 범죄 단체에 속아 넘어가 무심코 헤로인을 운반했다”며 “그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유엔의 초법적 처형 담당 특별 보고관 필립 알스톤은 “샤이크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는데도 중국 법원이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적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처형하는 것은 중국의 인권시계를 되돌리는 것으로 중국 정부가 관용을 베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베이징주재 영국 영사를 이날 우루무치로 보내 마지막으로 중국 관리와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6개월간 고위 당국자 접촉을 통해 10차례에 걸쳐 사형 판결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며 샤이크의 사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직접 우려를 나타내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지난 22일 정례 기자 브리핑에서 외교부 대변인이 사형 집행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해 모두 1천718명의 사형이 집행됐으며 이는 전 세계 사형 집행자의 72% 규모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