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금융기관들이 연말에 임직원 1인당 2만5천파운드(한화 약 4천750만원) 이상 보너스를 지급하면 50%에 해당하는 액수를 세금으로 내야 하게 됐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2010-2011 회계연도(내년 4월 시작)를 앞두고 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예산안 초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영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향후 4년 간 절반으로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이날부터 내년 4월까지 임직원에게 2만5천 파운드 이상 보너스를 지급하면 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했다.
이는 금융기관의 과도한 보너스 지급 관행이 세계적 금융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억제하기 위한 취지다.
달링 재무장관은 “보너스를 받는 임직원보다는 은행들이 세금을 떠안게 된다”며 “임직원들은 보통 때처럼 소득세를 내면 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또 2011년 4월부터 모든 국민보험료(NI)율을 추가로 0.5% 인상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임시로 낮췄던 부가가치세율을 내년 1월 1일부터 15%에서 17.5%로 환원키로 했다.
또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모든 일반전화에 대해 월 50펜스의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연금은 내년 4월부터 2.5% 인상되고 어린이·장애인 수당은 내년 1월부터 1.5%씩 오른다.
이밖에 오래된 보일러를 교체할 경우 정부 지원금이 지급되고 저소득층 50만 가구 자녀들에게 학교 급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영국의 2009년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4월 추정치 -3.5% 보다 악화된 -4.75%로 예상되며, 내년도 GDP는 1~1.5% 성장하고 2011년과 2012년에는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적자 규모는 2009년 1천780억 파운드에 달하고 내년도에는 1천760억 파운드, 2011년에는 1천400억 파운드, 2013년에는 960억 파운드로 줄어들 것으로 영국 정부는 예상했다.
달링 재무장관은 의회 연설에서 “실업률이 당분간 높아질 것으로 보여 실업률을 낮추는데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