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학교에서 여성 상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다루는 교육이 실시된다. 지난달 25일 일간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매체들은 2011년부터 모든 초등학교에서 ‘개인·사회·건강 교육(PSHE) 시간’을 활용해 가정 내 폭력 예방 교육과 성평등 교육이 의무화된다고 보도했다. 교육당국은 교사들이 학생들 사이의 성차별과 성적인 집단 따돌림에 대처하는 규칙도 마련키로 했다. 교육당국은 조사관을 파견해 학교에서 가정폭력과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평가하게 된다. 이에 앞서 내년부터 성폭력과 스토킹, 성적 괴롭힘 문제를 전담하는 2개의 센터가 문을 연다. 한 아동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여학생 4명 중 1명 꼴로 남자 친구로부터 뺨을 맞거나 맞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9명 중 1명꼴로 남자 친구한테 사물을 이용해 구타당하거나 목을 졸린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를 실시한 크리스틴 바터는 “어렸을 때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불평등한 권력 관계’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성인이 돼서도 반복되고 특히 가정 폭력을 묵인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영국 범죄 조사 통계에 따르면 대략 100만명의 여성들이 1년에 최소한 한 번의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최소 75만명의 어린이들이 매년 가정 폭력을 목격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성과 여아에 대한 폭력을 끝낼 수 있다’는 목표 아래 추진 중인 영국 정부 계획에는 가정 폭력범을 집에서 내쫓거나 피해자를 장기간 보호 조치하는 시범 사업도 포함돼 있다. 가정 폭력 예방운동을 벌여온 자선단체들은 이러한 대책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