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영국 보건당국이 “백신이 안전하다”며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나섰다. 영국 보건부는 19일 임신부 등의 예방 접종 기피 현상이 잇따르자 신문광고와 전단지 배포 등을 통해 “임신부는 감염과 합병증 등에 취약하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만 한다”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현재 임신부, 보건기관 종사자, 천식 환자, 심장질환자, 당뇨병 환자 등 고위험군에 포함된 1천400만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 중이며, 생후 6개월 이상 만 5세 이하 모든 어린이까지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일선의료 기관 집계에 따르면 16세 미만의 경우 신종플루로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잉글랜드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사망자의 21%를 14세 미만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백신 접종 기피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신부들 사이에서는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설사 신종플루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예방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간지 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에 있는 의사 1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신부들은 의사의 충분한 설명을 듣고서도 백신을 접종받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일선 의사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임신부들이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며 전체 임신부 20명 중에 1명만이 동의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사는 설명을 들은 뒤에도 임신부의 25% 정도만 접종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일주일에 6만명이 넘는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고 회복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병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10%를 임신부가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전체적으로는 담당 의사의 제안을 받고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46%로 절반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BBC가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예방접종을 받겠다는 응답은 52%였으며 25%는 받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건당국 대변인은 “고위험군에 속해있는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며 “이들은 일단 신종플루에 걸리면 심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182명의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지역별로는 잉글랜드 124명, 스코틀랜드 33명, 웨일스 14명, 북아일랜드 11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