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12일 이민관련 법률을 엄격히 적용해 유럽연합(EU) 이외의 지역에서 들어오는 전문인력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날 이민정책에 대해 연설에서 “이민자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인종차별주의자와 마찬가지로 취급하면 안된다”면서 이민관련 법률을 철저히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노동당 정부의 이민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고 영국의 인구가 이민자 증가 등으로 인해 7천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노동당이 집권한 1997년 이래 동유럽으로부터의 이민이 급증하면서 일자리를 얻고 공공 주택에 입주하기 힘들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인종차별주의를 내세운 극우정당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고 보수야당은 이민자 상한선을 도입하는 정책을 내놓는 등 이민 정책이 내년도 총선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운 총리는 “이민자들로 인해 임금이 줄어들고 자녀들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주택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이민자들로 인해 배관수리공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고 외국 출신의 의사, 간호사 등도 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지난해 도입된 점수제 이민 심사제도를 통해 전문직에 진출할 수 있는 EU 이외 지역 국가의 비자를 제한하고 있다”며 정부의 이민정책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영국은 브라운 총리의 노동당이 정권을 잡은 1997년만 해도 의사·간호사 인력이 부족했으나 최근 몇 년간 수천명의 의료인력이 유입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브라운 총리는 “우리는 차세대 의료인을 양성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냈다”며, “이제 우리는 숙련도 격차를 줄여 해외인력의 유치가 필요한 직종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