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일부 사립학교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을 위해 고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아시아계 유학생들의 등교를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 의료계가 전면적인 `‘강제격리’를 촉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영국 신문들에 따르면 영국 최고의 민간 바이러스 전문가인 로스 워킨스 박사는 홍콩, 중국 등 사스 발병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모든 학생들을 사스 잠복기간인 10일간 강제격리해야 한다면서 영국 정부가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킨스 박사는 “사스는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데다 손에는 물론 컴퓨터, 책상 등 학교기물에서도 최대 3시간 생존이 가능하다”면서 “홍콩 등지에서 돌아오는 대학생 및 초중등학생의 강제격리 조치는 의학적으로 매우 정당하고 합리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보건부는 “사스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잘 발병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과도한 방역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제격리를 반대하고 있다.
보건부 산하 전염병감시센터의 앵거스 니콜 박사는 “주의와 예방의 필요성은 높이 평가하지만 일부 사립학교들이 보이는 과도한 반응은 필요치 않으며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사학명문 이튼스쿨 등 32개 기숙학교들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광둥 등 사스 발생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150명의 아시아계 학생들을 영불해협의 와이트섬과 도싯주에 있는 야외활동 시설에 수용하고 사스 감염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등교를 못하게 하고 있다.
토니 리틀 이튼스쿨 교장은 학부모에게 발송한 편지에서 “의사의 권고에 따라 10일 내에 홍콩, 싱가포르, 중국 광둥 등을 방문한 학생들의 기숙사 입실을 금지한다”고 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