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본격 상륙했다.
영국 보건부는 사스 확산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중국정부가 공식 확인함에 따라 20일 밤 전국 병원에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21일 일제히 보도했다.
앨런 밀번 보건부 장관과 국립의료원(NHS)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발표가 나온직후 대책회의를 열어 사스 환자 전용 격리센터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비상대응방안을 마련해 전국 병원에 하달했다.
보건부는 “영국내 사스 발병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기침과 고열 등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영국에서는 지금까지 6명의 사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퇴원하고 나머지 5명은 아직 입원·치료 중이다.
사스가 발병한 이래 2만명 가량의 영국인이 발병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영국 외무부는 ‘불가피한 여행’이 아니면 홍콩과 중국, 싱가포르, 하노이 등 위험지역을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6명의 사스 환자 가운데 1명이 영국에서 홍콩 사업가들을 만난 뒤 발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아시아인들과 접촉이 많은 학교와 기업들이 자체적인 예방조치를 시행하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기숙학교들은 홍콩을 방문하고 돌아온 9살에서 17살 사이의 유학생 약 155명을 격리수용하고 있으며 스탠더드 차터스 은행 등 일부 금융기관들은 홍콩을 방문하고 돌아온 출장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국제유람선회사인 P&O는 10일 이내에 위험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승객의 탑승을 거부키로 했으며 영국항공(BA)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토론토발 항공편 탑승객들에 대해 강제검진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