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최근의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과 투자에 힘입어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NYT는 현대차가 최근 2천5백만달러를 투자해 캘리포니아에 디자인 기술센터를 설립하는가 하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최초로 미국 현지공장을 설립하면서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캘리포니아 디자인기술센터에는 150명의 기술자들이 상주하며 현대와 기아의 신형 차량 디자인작업을 할 계획이며 앨라배마주 공장에서는 현대 산타페와 신형 쏘나타 생산에 나섬으로써 현지 시장입지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의 이같은 미국시장 공략은 언뜻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업체들이 과거 시도했던 전략과 비슷한 것으로 보이나 이들 일본 업체들이 40년 이상 걸려 얻어낸 성과를 현대차는 단기간에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메이저업체로 인정을 받은 것은 미국 진출 초기 싸구려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품질보증 전략을 통한 소비자 신뢰 확보를 통해 과감히 탈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현대차는 지난 98년 미국내 판매대수가 9만대에 불과했었으나 올해는 현대와 기아 브랜드를 통틀어 65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마쓰다, 미쓰비시,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7위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 현대차는 지난 98년 자동차 결함 발생 건수 2위라는 오명에 시달렸으나 4년만에 결함 발생건수가 28%나 줄어들어 최근에는 거의 업계 평균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품질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현대차 구입자의 평균연령이 43세로 미국과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시장전망이 더 밝은 편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BMW,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 선두업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무이자 할부판매 혜택 등도 판매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전망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의 핀바 오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0년대에 겪었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소비자들은 할인판매보다 10년 보증수리를 선호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더 중시함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