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기의 여름에 많은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들은 예외다. 약 500만명의 영국인들이 올 여름 바캉스를 가지 않고 집에 머물기로 하면서 테스코, 아스다, 세인즈베리스, 모리슨스 등 대형 슈퍼마켓들은 이들의 돈과 시간을 끌어 들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새로운 예산 절감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상대 업체의 가격을 비아냥 거리는 광고를 내보내는 적극적인 소비자 공략을 통해서다. 모리슨스 슈퍼마켓의 마크 볼랜드 CEO는 “세 종류의 고기와 두 가지 샐러드, 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디너 롤을 합해 4파운드에 불과하다. 1인당 1파운드면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벌 업체인 세인즈베리스는 버거와 6종류의 다른 음식을 합해 단돈 5파운드에 판매하고 있다. 이런 가격 출혈 경쟁은 그러나 신기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주요 대형 슈퍼마켓의 매출액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테스코의 경우 지난 2월말로 끝난 2009 회계연도 매출액이 600억파운드에 달해 전년대비 15% 가량의 신장을 보였고, 세인즈베리스나 모리슨스 등도 4~5% 증가를 기록했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올 여름을 지나면서 2010 회계연도 매출액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WSJ는 “영국 슈퍼마켓들의 가격 경쟁은 소비자들의 발을 슈퍼로 향하도록 묶어 두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이에 반해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들은 시기를 놓쳤을 뿐 아니라 할인 폭에서도 영국에 필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