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지난해 이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공공 부채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자칫 ‘경제 소국’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1일 최신호에서 영국이 과거 ‘해가 지지 않는다’는 대영제국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됐다고 해도 최근까지 경제·군사적 강국으로서의 체면을 유지해 왔으나 급증한 공공 부채의 만기가 도래하고 점차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구제금융과 경기부양 정책 등 때문에 공공 부채가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고 향후 5년 내 사상 최대인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나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맞먹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 전문기관들은 영국의 1인당 개인 소득이 2008년 초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6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영국 정부는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을 반영하듯 경제 위기 비상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강대국으로서의 지위와 영향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해 온 국방 분야를 비롯해 외교·복지 부문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 같은 방안은 정권이 교체돼도 바뀌기 어려운 현실을 맞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IMF는 경기 침체가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영국은 특히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그 어느 국가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으며, 디플레이션의 나락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실업자 수는 1999년 전체 노동 인력의 4.6%에 해당하는 130만명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300만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올해 말 경기가 회복세를 탄다고 해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하면 회복 속도가 가장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위크는 영국 경제의 위기가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 대국의 부상과 비교돼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과 영국 간 우호적 관계의 수위에도 영향을 미쳐 세계 외교 무대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영국이 세계의 여러 문제에 대해 과거에 행사해 온 영향력을 유지하기는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은 영국 정계에서도 이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