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원들의 마구잡이식 비용 청구 스캔들로 정치권 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차기 총선을 통해 의회를 대폭 물갈이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영국 플리머스대 선거자료센터의 콜린 롤링스 소장은 24일 일간 더 타임스를 통해, 646명의 하원의원 가운데 325명이 이번 비용 스캔들 때문에 의원직을 그만 두거나 유권자들에 의해 축출당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최근 실시된 다른 조사들에 따르면, 과도한 비용을 청구한 의원들을 내쫓기 위해 올해가 가기 전에 총선이 실시돼야 한다는 여론도 대두하고 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내년 6월 전까지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차기 집권을 노리는 보수 야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24일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회의 새 얼굴들은 영국의 정치체제에 대한 신뢰를 재건하는 것을 도울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캐머런 당수는 차기 총선 후보자 명단을 재작성하겠다며, 정치에 몸담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도 “대중에 봉사하겠다는 믿음이 있고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며 정치 정화를 위해 우리를 도울 사람이라면” 보수당의 총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마 후보자 선정 방식을 바꾸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영국은 당이 직접 각 지역에 출마할 후보자를 지명하고 있는데, 일부 의원들은 미국처럼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영국 의원들은 연못 청소, 테니스 코트 수리, 장식용 새집 구입, 호화 주택 구입, 모기지 대출 청구 등 사적인 일에 공공기금을 청구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유권자들은 의원들이 깊은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의 돈을 탕진했다는 점에 특히 분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