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사들이 9일 “초등학생에게는 숙제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16만명의 교사를 회원으로 둔 영국 교사·강사협회(ATL)는 이날 리버풀에서 회의를 열어 “초등학교에서 숙제를 내는 것은 교실 안팎에서 이뤄질 수 있는 더 효과적인 학습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시간 낭비”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성명을 제안한 세실리 핸런 교사는 각 학교가 전국학력평가시험(SATs)에 대비해 부활절 연휴 기간에도 네 살, 다섯살 된 어린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 주고 있다며 한탄했다. 핸런 교사는 “SATs의 모든 정보들은 정부로 향한다. 그들은 이것으로 무엇을 하는가? 과연 그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아이들에게 쓸데없는 숙제를 내 주느니, 그 시간에 전문적인 지식 함양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교사들에게도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ATL의 메리 부스테드 회장 역시 “우리의 정책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숙제가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놀거나, 나무 위에 올라가 노는 게 맞다고 밝혔다. 영국 내에서는 그동안 정부의 ‘조기 교육 강화’ 방침으로 인해 초등학생들이 너무 많은 숙제와 시험에 시달린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영국 정부는 아동의 기초 학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해 가을부터 ‘유아 조기교육 과정(EYFS)’을 운영하고 있는데, EYFS는 영국 유아들이 만 5세가 되기 전에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셈법을 배우고 간단한 문장을 읽을 수 있게 되며, 들은 내용을 정확한 순서로 다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