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조기종전 기대감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세계 금융 및 상품시장에서는 지난주 말 미군과 영국군의 고전 소식으로 전쟁 불투명성이 고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유가는 폭등하는 등 전쟁진행 추이에 따라 요동치는 이른바 ‘전황’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반영,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시장불안(VIX)지수는 지난 20일 개전 이후 급락세를 보여오다 24일 다시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소비·투자 등 세계 실물경제가 그렇지 않아도 휘청거리고 있는 터에 당초 기대했던 조기 전쟁종결 기대감마저 무산되며 금융시장이 다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 뉴욕시장의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3.61% 폭락한 8,214.68포인트,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66% 밀린 1,369.78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8일 동안 13% 상승하는 폭등장을 연출한 바 있다.
유럽 대표주들이 거래되는 영국 런던증시의 푸치유로톱300지수도 9일 동안 15% 상승했지만 이날 장중 한때 일일 낙폭으로는 5개월래 최대치인 4.2%나 하락하며 프랑스·독일증시 등 여타 지수의 하락을 주도했다.
이어 열린 아시아주식시장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의 닛케이지수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쟁 장기화로 미국 경제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 가운데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매도가 쇄도하며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0.67엔 떨어진 120.83엔으로 마감했고 이어 열린 일본 도쿄시장에서는 120엔대가 붕괴돼 다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반면 지난주부터 줄곧 내림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도 석유수급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급반등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