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3인방 중 설기현(30·알 힐랄)이 7년여를 누비던 영국과 유럽 무대를 뒤로하고 한국 선수 최초로 중동 리그에 진출했다.
설기현의 에이전트사 (주)지센은 16일 “설기현이 사우디아리비아의 알 힐랄에 6개월 임대 후 완전 이적하는 조건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알 힐랄은 1957년 창단돼 지난 시즌을 포함해 11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으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다.
2000년 7월 벨기에에서 유럽 무대를 밟은 설기현은 2004년 8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울버 햄턴으로 이적했고 프리미어리그 레딩FC를 거쳐 2007년 9월부터 풀럼에서 뛰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는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김두현(27·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이 뛰고 있다.
설기현, 왜 가나? ‘깜짝 이적’이 이뤄진 배경은 크게 3가지.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린데 따른 돌파구 마련과 높은 연봉, 그리고 지도자 생활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은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지난해 10월 4일 이후 소속팀 풀럼 경기에서 벤치에 앉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7~2000년까지 수원 삼성의 중앙 수비수였던 코스민 올라로이우 알 힐랄 감독이 정상급 한국 선수를 원했고 설기현에게 좋은 조건으로 이적을 제의해 고심 끝에 사우디 행을 결정했다고 에이전트는 전했다.
정확한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풀럼에서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100만파운드(약 19억5000만원) 이상을 제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사우디에선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연봉의 40% 정도를 세금으로 내는 영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는 셈이다.
지센측은 “은퇴 후 지도자를 생각하는 설기현이 언제나 한국에 어려웠던 중동 축구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동아일보/OSEN/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