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당 0.9파운드 육박… 유로 채택 가능성 제기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면서 파운드와 유로가 1대1의 비율로 거래되는 상황으로 향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운드화 환율은 지난주 1.11유로 가까이 떨어졌다.
파운드를 유로로 환전하는 관광객들은 13일 일부 영국 공항에서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200파운드를 내고 197.13유로밖에 받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는 14일 전했다.
리버풀 공항과 버밍엄 공항의 환전소에서 고객들은 수수료를 제한 뒤 200파운드를 내고 197.13유로를 받았다. 루튼 공항 환전소에서는 200파운드에 199.63유로를 환전했다.
영국이 경기 침체로 가장 심한 타격을 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파운드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여기에 영국 기준금리가 1951년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고, 유로존 금리보다 더 낮은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1유로는 1파운드 조금 못 미치는 89펜스의 가치가 나간다. 그러나 2002년 처음 통용됐을 때 1유로는 71펜스였고 2000년 유로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을 때에는 57펜스밖에 안 됐다.
GFT 글로벌 마케츠의 파생상품 담당 마틴 슬래니는 “유로가 통화시장에서 점점 인기 통화가 되고 있고, 파운드화는 신뢰를 잃었다”며 “파운드와 유로가 1대1로 거래되거나 파운드가 유로보다 더 싼 통화가 된다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파운드화의 가치 폭락에 따라 영국이 파운드화를 버리고 유로화를 채택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야당인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은 정부의 세금 인하로 공공부채가 치솟아 경제의 신뢰도가 하락함에 따라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베트 쿠퍼 재무부 차관은 정부가 파운드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개입할 계획은 없다며 과거 환율 개입 정책들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운드화 약세로 영국 수출업자들이 혜택을 입고, 해외 관광객들이 증가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