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요 소매업체들이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신용 실적이 나쁜 저소득층 소비자들을 상대로 연율 200%가 넘는 폭리 상품권을 발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울워스, 코밋, 마더케어, 비 앤드 큐 등 100여개 소매업체들은 신용 경색의 여파로 특히 심한 압박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을 겨냥해 신용카드 성격의 고금리 크리스마스 상품권을 발행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문제는 이 상품권의 이자율이 은행 신용카드보다 무려 10배 이상 높은 222%나 된다는 데 있다. 소비자들은 이 상품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산 다음 나중에 원금에 연 222%의 이자를 붙여 되갚아야 하는 것이다.
신용 경색의 여파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고, 신용카드도 발급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은 어쩔 수 없이 이 폭리 상품권으로 가족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카탈로그 판매 소매체인 아고스는 아예 단기 소액 융자를 전문으로 하는 대금업체인 프로비던트 퍼스널 크레딧과 손잡고 ‘이지 숍 카드’라는 상품권을 발행했다.
이 상품권으로 100파운드 상당 아고스 상품을 산 소비자는 27주 동안 주당 5파운드씩 갚음으로써 연이자율 222%에 해당하는 135파운드을 지불하게 된다. 주당 3파운드씩 1년에 걸쳐 갚게 되면 연 이자율 143%를 부담해야 한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와 정치인들은 취약한 저소득층을 경제적으로 착취하고 있다며 격분을 터뜨리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소매업체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더 적자 살림으로 몰아넣고, 빈부격차를 더 악화시킨다며 소매업체들의 몰지각한 상혼을 격렬히 비난했다.
야당 자유민주당의 빈스 케이블 의원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그런 고금리 카드와 대출을 선전한다는 것은 사악한 처사”라며 많은 사람들이 착취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개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