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가 8일 시스템 장애로 7시간 이상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원성과 비난을 사고 있다.
올 상반기 거래량 기준 세계 제3위 주식시장인 LSE는 8년 만에 최악의 시스템 장애로 오전 8시 15분쯤부터 오후 4시까지 거래가 중단됐다. 8시간 거래가 중단됐던 2000년 4월 5일 이래 사상 최악의 기술 사고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말 미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부실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2천억달러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일제히 급등한 시점에 이 같은 사태가 터져 런던 증시의 거래인들은 황금 같은 기회를 잃게 됐다.
당시 거래량은 3억5천200만주로 지난주의 두 배 가량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20억주 이상이 거래됐을 바쁜 날이었겠지만, 폐장 30분 전에야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LSE는 시스템 장애의 원인이 거래량 폭주 때문인지, 혹은 다른 문제 때문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딜러들은 이날 오전 거래량 폭주로 시스템이 다운된 것 같다며 LSE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 거래인은 로이터통신에서 “이번 사태로 세계적인 증권거래소로서 런던증권거래소의 명성이 다시 한 번 타격을 받았다”며 “오늘 아침처럼 거래량이 폭주하는 상황에서 런던증권거래소가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TD 워터하우스의 최고경영자인 앵거스 릭비는 “우리는 LSE가 언제 정상화될지 기다리며 손을 놓고 앉아 있어야 했다”며 “아이러니컬하게도 오후 2시 30분부터는 런던 증시가 아닌 뉴욕 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전자거래의 증가로 이 같은 인프라 장애의 위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증권거래소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증권거래소도 이날 거래가 중단됐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