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아동 성폭행죄로 복역한 뒤 출소한 영국의 글램록 스타 게리 글리터(사진) 같은 성폭행범들이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영국 정부가 성폭행범의 해외 여행을 엄격히 제한하는 일명 ‘글리터 법’을 제정한다.
영국으로 오는 도중 심장병을 이유로 태국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거부한 글리터는 성폭행 전력 때문에 태국 입국이 거부됐으며, 싱가포르나 홍콩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도 기각됐다. 그러나 영국 여권을 소지한 그는 현행법상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 어떤 나라에든 갈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글리터는 태국 방콕 공항에서 “기자들이 잔뜩 몰려 있는 영국행 비행기로 돌아가지 않겠으며, 런던으로 가지 않겠다”며 “내 형기를 마쳤고, 난 이제 자유인”이라고 주장했다.
글리터와 동행한 영국 경찰은 법적으로 그를 강제로 영국행 비행기에 태울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무부가 20일 발표한 새 법안에 따르면, 성폭행범은 매년 여권을 갱신해야 하고, 경찰은 성폭행범의 이동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리기가 수월해졌다.
과거에는 성폭행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는 최신 증거가 있을 때에만 경찰이 성폭행 예방령을 발동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최신 증거가 아니라도 성폭행 예방령이 가능해졌다.
성폭행범 명단에 등록된 사람은 7일 이상 전에 해외 여행 의사를 통보해야 하며, 이에 따라 경찰은 해외여행 금지령을 내리고, 여권을 압수하기가 쉬워졌다.
내무부는 또 성폭행범의 해외 여행 금지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더 연장하려고 하고 있다.
재키 스미스 내무장관은 “어린이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은 누구든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성범죄 전력을 가진 글리터는 세계 어떤 곳으로도 여행해서는 안된다는 게 내 견해”라고 말했다.
글리터가 영국으로 돌아올 경우 그는 3만명에 달하는 성폭행범 명부에 이름, 생일, 집주소, 국민보험 번호를 등재해야 한다. 그 후 매주 경찰과 보호관찰관의 방문을 받고, 엄중한 감시 아래 놓이게 된다. 성폭행범 명부에 신상정보를 등재하지 않고 의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당할 수 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