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대부분이 승차한 것으로 파악된 1080호 전동차의 기관사가 순간적인 판단 착오를 일으켜 엄청난 대참사를 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에 따르면 발화 전동차의 반대편에서 진입한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39)씨는 사고당일 오전 9시56분께 중앙로역에 정차한 뒤 종합사령팀과 교신하며 우왕좌왕 하다가 오전 10시께 자신이 대피하며 마스콘 키를 뽑아가는 바람에 전동차의 출입문이 잠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동차는 정차한 뒤 자동적으로 문이 열렸으나 연기가 스며들자 최씨가 다시 문을 닫았으며 이후 한 차례 전체 문을 열었으나 전동차를 출발시켜야 할지, 승객을 대피시켜야 할지 우왕좌왕하다가 사태가 긴박해지자 마스콘 키를 뽑아 대피하는 바람에 전체 출입문이 닫힌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동차 6량 모두 출입문이 잠겼으며 이 가운데 승객이 수동으로 문을 연 1호와 4호 등 2량을 제외한 2, 3, 5, 6호 등 4량의 차량문이 닫혀 대참변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최씨는 대피한 이후 마스콘 키를 넣어 둔 자신의 점퍼를 추운 날씨속에서도 지하철공사 동료에게 맡겨 ‘안심기지창에 갖다 놓아달라’고 부탁해 사고진상 은폐를 기도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망자 200여명으로 늘듯
1080호 전동차 내 사망자 수가 당초 예상보다 2배 가량 많아질 가능성이 있어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수가 200명 안팎으로 크게 확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관계자는 “여러 구의 사체가 겹쳐진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당초 육안으로만 현장을 확인한 경찰측의 추산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두개골이 완전 소손돼 바스러진 경우도 있었고 현재진행중인 수습작업이 사체가 비교적 많은 곳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전동차의 가장자리부터 안쪽으로 해 들어가고 있어 5호차에서만 60~70여구의 사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참사로 인한 최종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확인된 54명을 포함, 190~22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