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살다 보면 언어와 문화 차이 등으로 짜증나거나 서글퍼질 때가 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 올림픽 경기를 보며 영국에 확실하게 고마운 점 두 가지를 가졌다. 첫째, BBC TV가 매일 20시간 이상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BBC1, 2는 물론 Freeview나 디지털채널 등 5개 정도의 방송채널에다 인터넷까지 가동시키며 거의 모든 종목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이 참가한 양궁·탁구·배드민턴·역도·유도·복싱 등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광고가 전혀 없는 공영방송 BBC의 수준 높은 캐스터·해설위원과 미끈한 방송진행이 돋보였다. TV시청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두 번째는 영국이 너무 잘하는 노 젓는 조정이나 사이클 종목이 엄청난 메달 밭인지 예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 조정만 하더라도 어려운 경기 이름에다 1, 2, 4, 8명이 타는 경기로 나눠지고 또 남·여 각각에 1인당 노 1개, 2개 혹은 콕스(키잡이)가 있고 없고 등 이루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사이클도 마찬가지였다. 도로 사이클과 원형경기장(벨로드롬)을 도는 것 정도만 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개인·2인·3인·4인에 남·여 각각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장·단거리에 상대방 방해 하며 달리기 등 희한한 종목들을 잘 지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영국 사이클 선수들이 잘해서인지 헬멧도 멋져 보였고 잠자리 눈같이 커다랗고 시커먼 보호안경에다 신발·유니폼의 디자인이나 색상을 세계 ‘최고’로 생각한 것은 나 혼자 만이었을까.
즐거움과 상식을 넓혀 준 BBC 방송과 선수단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