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취임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위상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
노동당 내 좌파 의원으로 알려진 존 맥도넬 의원은 2일 BBC 라디오 4의 ‘투데이’ 프로그램에서 브라운 총리의 신임을 묻기 위해 노동당수 선거를 새로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 집권당 당수는 자동으로 총리가 된다.
맥도넬 의원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 퇴임시 브라운에 맞서 노동당수 선거에 나서려 했으나 당수직 도전에 필요한 동료 의원 45명의 지지를 얻지 못해 포기했었다. 당시 브라운은 노동당 의원 89%의 압도적인 지지로 경선 없이 노동당수에 취임했다.
브라운 총리는 지난달 24일 노동당이 오랜 텃밭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이스트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당내 인사들로부터 당권을 도전받고 있다.
차기 노동당수 후보 1순위로 꼽히는 데이비드 밀리반드 외무장관은 지난 30일 가디언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총리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노동당의 급속한 변화를 촉구함으로써 총리를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이반 루이스 보건부 차관도 소심함과 점진적인 변화로는 부정적 여론을 바꿀 수 없다며 “우리가 현재 필요로 하는 대담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력을 보여달라”고 총리에게 주문했다.
이에 맞서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 해리엇 하먼 노동당 부당수, 존 데넘 대학부 장관은 “브라운 총리가 노동당을 이끌 적임자”라고 총리를 옹호하며 당의 분란을 가라앉히는 데 나섰다.
정치분석가들은 현재로서는 노동당수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브라운 총리에 맞서 당수직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노동당 의원의 20%인 약 70명의 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10년 장기 집권한 노동당에 대한 피로감과 경제성장의 둔화로 노동당과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속에 브라운 총리 흔들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