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연료비가 대폭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영국 최대 가스공급회사인 브리티시 가스(BG)가 30일 연료비를 최대 44%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연료가격 비교사이트 ‘에너지헬프라인 닷컴’에 따르면 이는 사상 최대폭의 연료비 인상이다.
이에 따라 BG사가 공급하는 가스비는 평균 35%, 전기세는 9% 상승해 1천600만명에 달하는 이 회사 고객들은 25%나 늘어난 연료비를 지불하게 됐다. ‘월 연료비 100파운드(약 20만원)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BG사는 지난해 가스 도매가가 89%나 폭등해 20억 파운드의 초과지출이 발생했다고 연료비 인상 이유를 설명했지만, 연료비 인상 발표 하루 전날 가스 도매가가 50% 가까이 폭락했다는 사실은 이 같은 변명을 무색하게 한다.
게다가 최근 22%의 연료비 인상을 발표한 프랑스계 EDF에 이어 스코티시파워, 엔파워(Npower), E.ON, SSE 등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수일 내로 연료비 인상안을 내놓을 방침이어서 안 그래도 경제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과 일부 국회의원들은 줄줄이 연료비 인상에 나서고 있는 에너지 업계를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영국 의회는 현재 에너지 기업에 초과이윤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BG사는 지난해 5억7천100만 파운드(약 1조 1천억원)의 이윤을 거둔 바 있다.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도 “에너지 기업들은 9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초과이익을 얻었으면서도 연료비를 계속 인상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노인을 위한 서비스(Help the Aged)’ 역시 “연료비 마련에 허덕이고 있는 연금생활자들에게 이번 연료비 인상은 재앙”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