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방송통신규제기구 오프콤(ofcom)이 퀴즈 프로그램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BBC에 40만 파운드(약 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지금까지 공영방송에 부과된 벌금 가운데 최고액이다.
오프콤은 지난달 30일 “BBC의 일부 프로그램 제작진은 청취자가 퀴즈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청취자의 퀴즈 참여를 계획적으로 부추겼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어떤 프로그램은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자 가상의 인물을 우승자로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프콤은 ‘코믹 릴리프’와 ‘조 윌리 쇼’ 등 BBC TV와 라디오 부문에서 4개씩 모두 8개의 프로그램을 벌금 부과 대상으로 발표했다.
특히 영국의 유명 방송인 리즈 커쇼가 진행했던 BBC 라디오 6번 음악채널의 ‘리즈 커쇼 쇼’는 11만5천 파운드(약 2억3천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아 가장 많은 벌금을 물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녹화된 방송분 일부를 생방송인 것처럼 내보냈으며 청취자 퀴즈 코너에서는 BBC 직원 10명 정도가 청취자를 가장해 전화를 걸고 가상의 인물을 우승자로 선정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BBC는 오프콤의 벌금 처분이 내려지자 성명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시청자들께 사과드린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전례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BBC는 프로그램 조작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BBC는 지난해에도 어린이 프로그램 ‘블루 피터’에서 퀴즈 코너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5만 파운드(약 1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