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의 진원지 영국에서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이 또다시 대량 발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 인터넷판은 영국 과학자들과 의사들이 향후 20~30년에 걸쳐 vCJD가 영국을 휩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이 같은 경고는 영국 당국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과 광우병(BSE) 관련 연구를 접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환경식품농촌부는 지난주 광우병에 관한 일부 연구가 조만간 중단될 것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옥스퍼드대의 콜린 블레이크모어 신경생리학 교수는 “광우병과 ‘인간 광우병’인 vCJD에 대처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광우병과 vCJD가 근절되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2의 CJD 사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광우병은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10년 뒤인 1996년 vCJD 환자가 발견됐다.
vCJD로 수 만명이 희생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실제 영국에서 지난 13년간 vCJD로 인한 사망자 수는 164명에 그쳤다.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단 한 건의 vCJD 신규 사례가 보고됐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최악의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프리온 연구 책임자인 존 콜린즈 교수는 “우리는 영국의 거의 모든 사람이 vCJD를 일으키는 병원체(agent)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병원체가 “햄버거 뿐만 아니라 고기제품으로 만든 젤라틴이 함유된 케이크 등 식품 전반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광우병으로 인한 유럽연합(EU)의 피해액은 무려 800억유로(약 126조3천864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