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최대 도시이자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고향인 글래스고가 가장 살기 나쁜 도시로 꼽혔다.
영국주간 선데이타임스는 글래스고에 사는 성인 남성의 평균 수명이 북한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13일 보도했다. 시당국 인구집계에 따르면 이 지역 성인 남성의 평균 수명은 63세.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조사한 북한 남성(64)의 수명보다 낮고 콜롬비아(71)와 알바니아(69)에 비하면 훨씬 뒤처진다.
타임스는 영국 전체 평균(77)에도 크게 못 미친다며 글래스고를 영국에서 ‘가장 살기 나쁜 도시’로 꼽았다. 글래스고는 지지율 추락으로 고민에 빠진 고든 브라운 총리의 고향이자 고전 경제학의 대가인 아담 스미스가 18세기 ‘국부론’을 저술한 곳으로, 한때 문화·산업 도시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지금은 질병과 마약, 가난에 신음하는 슬럼가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살갗을 인공적으로 태우는 ‘태닝숍’이 즐비한 가운데 햇빛을 보지 못해 살이 썩어가는 환자들이 수두룩하고, 75세 미만 성인의 심장병 사망률은 영국 전체 평균보다 75%를 웃돈다.
가난은 지긋지긋할 정도다. 지역 주민의 60%는 자가용이 없으며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난 은퇴자들이 술집에 넘쳐나는 실정이다. 취학 아동을 자녀로 둔 가장의 절반은 실업자이며 지역민 전체의 50%는 운전면허증을 포함한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
치안도 불안해 10번 찌르면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텐 샷(10-shot)’이란 이름의 칼이 유행한다. 잡지는 “임신한 미성년자 비율도 국가 평균보다 42% 높은 상태”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