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 동안 영국 히드로 공항을 뜨고 내린 항공기 중 절반 가량이 최소 15분 이상 출발과 도착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히드로 공항은 도착·출발 지연 현상이 이미 일반화됐고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유럽 최악의 공항이란 불명예를 벗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1일 보도했다.
유럽항공협회(AEA) 통계 자료에 따르면 히드로 공항은 조사 대상에 오른 유럽 27개 공항 중 최악의 공항에 올랐고 이로써 4년 연속 유럽 5대 최악의 공항에 들게 됐다.
네덜란드 배상청구업체인 EU클레임은 히드로 공항의 출발·도착 지연으로 하루에 승객 1천명이 430파운드에 이르는 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고 있다고 꼬집었다.
항공사들은 그러나 승객들이 지연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면 ‘특수 상황’임을 내세워 EU 보상 규정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EU클레임을 주장했다.
히드로 공항의 ‘지연’ 오명은 43억 파운드를 들인 5번 터미널의 개장에도 불구하고 별로 나아질 기미가 없다.
새 터미널이 개장한뒤 히드로 공항에서의 평균 출발 지연 시간은 지난해 4/4분기 35분에서 올해 1/4분기 39.5분으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도착 지연 시간은 평균 46.6분으로 기록됐다.
출발 항공기의 44.1%가 최소 15분 이상 지연됐고 도착 항공기가 45.1%가 역시 15분 이상 지연됐다.
이는 지난해 4/4분기 출발 항공기 39.2%, 도착 항공기 36.3%가 15분 이상 지연됐던 데 비해 더욱 악화된 것이다.
도착·출발 지연의 원인중 하나로 항공 관제 능력의 한계가 꼽히는데 도착 지연 항공기의 15%가 항공 관제 능력과 관련돼 있다.
화물 선적 및 이송 능력도 좋지 않아 출발 항공기 중 11% 가량이 선적 등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인근 개트윅 공항은 출발.도착 지연 시간이 줄어 다소 위안이 되고 있지만 영국내 주요 공항을 영국 공항관리국(BAA)이 독점 운영하고 있는데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히드로 공항 대변인은 “히드로 공항 활주로 2개는 포화상태에 있어 날씨가 조금 나빠도 큰 혼란과 지연 현상을 낳는다”며 “제3의 활주로 건설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