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회계연도(2007.4~2008.3) 영국 왕실 유지비로 4천만파운드(약 828억원)가 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버킹엄궁이 내놓은 왕실 연례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2006회계연도 대비 200만 파운드 가량 늘어난 것이다.
왕실 내탕금 관리인인 앨런 리드 경은 왕실을 유지하기 위해 영국민은 지난해 1인당 66펜스(약 1천367원)의 세금을 낸 셈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2년 전에 비해 4펜스나 오른 것이다.
왕실 인사들의 외국 방문이 잇따른 탓에 여행경비는 2006회계연도 560만 파운드에서 2007회계연도에는 620만 파운드로 늘었다.
다만 에너지 효율이 낮은 백열전구를 퇴출시키고 에너지절약 전구로 교체한 덕분에 전력 사용량은 7.3%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왕실 자산관리 예산 삭감으로 모두 3천200만 파운드 규모의 급박한 사업들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예컨대 버킹엄궁과 윈저성의 지붕을 덮고 있는 납과 석판을 교체하는 데는 1천600만 파운드가 든다.
또 버킹엄궁의 낡은 난방 및 전기시설을 개선하는 데는 249만 파운드, 19세기에 설치된 윈저궁 수도시설의 주철관과 납관을 교체하는 데는 300만 파운드가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왕정반대 시민단체인 ‘리퍼블릭’(Republic)은 경찰 및 군 경호 비용을 합산할 경우 왕실 유지비는 연간 4천만 파운드가 아닌 1억5천만 파운드에 달하게 된다면서 왕실 재정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