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시장 선거에서 괴짜 정치인으로 알려진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43·사진) 의원이 켄 리빙스턴(62) 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노동당의 런던 시장 선거운동본부를 이끈 테사 조웰은 2일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노동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런던 시장 선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선거 결과를 평가했다.
노동당과 보수당, 양당 대결의 축소판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런던 시장 선거에서 의회 경력 7년차에 불과한 존슨 의원은 3선 연임에 도전한 노련한 좌파 정치인 리빙스턴 시장을 결국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2000년 이래 런던을 이끌어온 리빙스턴 시장은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집권 노동당의 인기 하락, 8년 장기 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변화 욕구, 고액 교통혼잡세에 대한 중산층 반발 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존슨은 사립 명문 이튼스쿨과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텔레그래프 신문과 더 타임스 기자로 활동했으며, 우파 성향 정치잡지 스펙테이터의 편집장을 지냈다. 20여년 간 언론인으로 이름을 날린 존슨은 1997년 총선에서 한 차례 패배한 뒤 2001년 헨리 지역구 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더벅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존슨은 TV 코미디 게임쇼의 단골 출연자이며, 직설적인 발언과 화려한 언변으로 자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말 실수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대중적인 인기로 인해 ‘미스터 존슨’보다 친숙하게 보리스라는 이름으로 자주 불리고, 선거유세장에서 주민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선거 기간 내내 가볍다는 이미지를 털어내고 진지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주는 게 그의 최대 과제였다.
존슨은 “사람들이 리빙스턴 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곳곳에서 감지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갈아보자’는 바람을 일으켰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