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취임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내달 1일 지방선거를 치른다.
이번 지방선거는 노동당 정부를 이끄는 브라운 총리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중간 평가이자 2009년 혹은 2010년 치러질 차기 총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노동당의 아성인 런던을 노동당이 고수하느냐, 보수당에 넘겨주느냐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웨일스와 잉글랜드 159개 지자체 의원 4천23명을 뽑는다. 런던에서는 노동당 켄 리빙스턴 현 시장(사진 왼쪽)과 보수당 보리스 존슨 의원(사진 오른쪽)이 팽팽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 의석 중 최소한 200석을 야당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에 빼앗길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당은 150석 정도 의석을 추가할 것이라고 정치 분석가들은 점쳤다.
선거를 10일 앞두고 텔레그래프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동당 지지율은 26%로 보수당의 44%보다 18%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격차는 보수당 소속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취임한 1987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최근 교사의 파업으로 학교 수업이 파행을 빚고, 스코틀랜드 정유공장 파업으로 휘발유 값이 오르고, 집값은 하락해 노동당 정부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저소득층 소득세율 상승과 테러용의자 무기소 구금기한 연장을 두고 노동당 의원들 사이 내분마저 빚어져 정부는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이다.
정치 작가인 스티븐 드라이버는 “집권 노동당이 제1야당 보수당은 물론 제2야당 자유민주당에도 밀려 제3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이 과거 지지 기반인 런던 남부 지역을 보수당에게 빼앗기고, 차기 총선에서 보수당에 밀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18년을 장기 집권한 보수당도 1997년 토니 블레어 노동당 총리에게 정권을 빼앗기기 전 지방선거에서 잉글랜드 북부 지역을 잃었다.
노동당과 보수당은 특히 런던 시장 선거를 차기 총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사활을 걸고 있다. 2000년 이래 8년째 런던을 이끌고 있는 리빙스턴 시장은 3선 연임에 도전하고 있으나 강력한 상대인 존슨 의원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두 사람의 대결은 아직 누가 승리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팀엄 대학 정치학과 필립 코울리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서 리빙스턴이 지고, 존슨이 이길 경우 브라운 총리는 심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는 활력을 얻을 것이라며 “런던 시장 선거 결과는 두 정당의 사기에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