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통일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요직 확실시
라종일(63) 영국 대사가 지난 9일 급거 귀국해 10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인수위 사무실에서 극비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요직에 오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본지 1월2일자 1면 보도>
서울대를 졸업,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 박사를 받은 라대사는 최근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 윤영관(52) 서울대 교수, 노당선자 방미특사단 멤버였던 문정인(52) 연세대 교수와 함께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3인 모두 후보로 거론되는 자리는 신설된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
윤교수는 노당선자의 대선 공약 수립과 정부 인수 과정 모두에 참여했다는 점이, 문교수는 북한과 미국을 모두 잘 아는 전문가라는 게 각각 강점이다. 라대사는 현 정부에서 이미 요직을 지내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인수위 관계자들은 윤교수에게 노당선자의 힘이 실리기를 바라는 분위기이지만, 연장자인 라대사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그 아래 외교보좌관(차관급)에 윤교수나 문교수 중 한 명을 기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교수 출신이 청와대 외교 라인을 모두 장악하는 데 대해선 정관계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문교수와 라대사는 국가정보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문교수는 중앙정보부(옛 국정원)에서 군 생활을 해 국정원내 인맥이 넓고 ‘국가정보연구회’를 만들어 국정원 개혁 문제를 집중 연구한 적도 있다.
반면 라대사는 현 정부에서 1998년부터 국정원 1차장(해외 및 대북 담당)을 1년4개월, 2000년부터 임동원 국정원장의 외교담당 특별보좌역을 1년간 지냈다.
세 사람 가운데 노당선자와의 인연이 가장 오래된 사람은 라대사. 노당선자가 98년 삼성자동차 매각 문제 때문에 당시 국정원 1차장이던 라대사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 인연을 맺은 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대사는 18일 현재까지 한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영국 도착 날짜는 미정이다.
<특별취재반/중앙·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