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금융업계가 오는 6월초까지 최고 1만1천명의 일자리를 감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고용주 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이 전망했다.
CBI는 최근 실시한 금융서비스 서베이를 근거로 3월초에서 6월초까지 3개월 동안 금융 부문에서 감축될 일자리는 1만∼1만1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지난달 31일 전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서베이는 영국의 금융 부문은 올 1/4분기에 경상운영비 증가와 수익성의 급락 등의 어려움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6개월간 차입 비용이 증가하는 등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언 맥카퍼티 CB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매우 심각한 위기”라면서 “몇몇 사람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라고까지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이 위기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 응한 기업들의 약 50%는 영업 규모를 당초 예상보다 더 줄일 것이라고 답했고, 20% 가까이는 수익성이 줄었고, 25%는 1/4분기에 일자리를 감축했다고 답변했다.
영국중앙은행(BOE)이 매주 50억 파운드(100억 달러)를 영국 시중은행들에 공급해 오고 있지만, 이는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맥카퍼티는 지적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시중은행들은 상호 간에 돈을 빌려주지 않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도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
맥카퍼티는 “올들어 지난 3개월간 신용경색이 악화돼 왔다”며 “은행들이 더욱 더 대출을 꺼리는 등 은행간 시장은 점점 더 엉망이 되고 있고, 크레딧 스프레드(credit spread. 미국 연방채권 수익률과 회사채 수익률의 차이)도 더욱 벌어져 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