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성인 아네타 타툴린스카는 3년 간 영국에서 가정부, 식당종업원, 보모 등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폴란드로 돌아와 바르샤바에서 경영학 학위를 받고 어엿한 회계사가 됐다.
바르샤바에서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크르지스토프 비엔니에크는 최근 들어 근로자 구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그는 독일로 이주했다가 돌아온 인부들을 이번 주에만 2명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2004년 폴란드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이후 대거 영국으로 건너갔던 폴란드 근로자들이 속속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지난해 폴란드의 솅겐 조약 가입으로 국경이 없어지면서 정확한 숫자는 파악할 수 없지만 폴란드 경제가 성장하고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로 나가는 근로자는 줄어든 반면 폴란드로 돌아오는 역이민자들을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는 것.
폴란드 경제는 지난 수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도 성장률이 5.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근로자 임금 수준도 크게 높아져 지난 2월 상승률은 12.8%를 기록했다.
자국 즐로티 화폐의 가치는 영국 파운드화나 유로화에 대비해 급상승하고 있고, 폴란드의 공식 실업률은 현재 11.5%까지 떨어졌으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바르샤바 대학에서 이민을 연구하고 있는 파웰 카츠마레크는 “영국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돌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양국의 상황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툴린스카는 “영국에서는 커피를 나르면서 조금이라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다”면서 폴란드에서 전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영국은 돈 벌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툴린스카와 같은 많은 폴란드인들이 영국에서 낮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는 구하기 쉬웠지만 많은 돈이 드는 영국 생활을 장기간 이어갈 만큼의 고소득 근로자가 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이들은 결국 일정 기간이 되면 경제 사정이 한결 좋아진 고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