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찾아 헤매는 영국 산모들
지난해 환자들을 되돌려 보낸 영국의 국립의료서비스(NHS)의 산부인과는 절반에 달했다. 환자들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설과 인력 부족도 이에 한 몫 했다. 10개 진료소 중 1개가 10번 이상 문을 닫아야 했으며 무려 39번이나 문을 닫았던 진료소도 있었다.
보수당이 20일 수집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대형 산부인과 병원이 소규모 병원보다 문을 닫는 횟수가 더 많았다.
영국 야당의 보건담당인 앤드류 랜슬리는 정부의 정책이 소형 산부인과의 문을 닫게 하고 있다며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랜슬리는 “여성들은 출산을 위해 먼 길을 여행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더군다나 병원에서 거부당해 더 먼 길을 가야 하는 것은 더 싫어한다”고 말했다.
왕립산부인과의대(RCOG)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 전문의가 400여 명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산율 증가는 산부인과를 더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또 비만 여성들과 40대 여성들의 임신이 증가하면서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치료의 손길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RCOG의 명예총무 리차드 워렌은 “산부인과가 충분히 인력을 확보하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며 현 영국의 산부인과 의료서비스에 일침을 가했다.
왕립조산대학은 “대부분의 여성이 출산하는데 의학적 개입은 필요 없다”며 “소형 산부인과나 가정에서 조산사들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과학부의 대변인은 “산모의 출산일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갑자기 환자들이 몰릴 때 진료소 측은 일시적으로 근처 진료소로 보낸다”고 말했다.
또 “이는 몇 시간 정도 잠시 조치하는 것뿐이며 산모와 아기가 가능한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2차 의료기관 147개 중 산부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103개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42%가 지난해 문을 닫아본 적이 있거나 적어도 한 번은 수용문제 때문에 환자를 다른 시설로 보내야 했던 경험이 있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