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흡연과의 전쟁’에서 다시 새로운 카드를 내놓았다.
정부는 이제 슈퍼마켓 등 상점들이 담배를 진열대에 내놓고 팔지 못하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BBC가 24일 보도했다.
이제 흡연가들이 상점 점원에게 어떤 담배를 달라고 요청하면, 점원이 진열대 아래 비축해둔 담배를 꺼내서 주게 된다. 이렇게 되면 10대 청소년들은 감히 담배를 사겠다고 말하기 곤란해진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정부는 또 식당이나 술집에 비치된 담배 자동판매기에 대한 단속도 더 강화할 계획이다.
돈 프리마롤로 보건부 차관은 청소년에게 흡연의 폐해를 가르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그것이 자동판매기를 철거하고 진열대의 담배를 치우는 것을 의미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미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상점 진열대에서 담배를 치우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 법은 5월부터 발효된다. 호주의 2개 주도 담배를 대중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수 개월 내에 새로운 흡연 반대 대책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올해 예산안에서 담뱃세를 다시 인상했다. 건강 위해 상품이라는 이유로 담뱃세는 매년 올라 2006년 9펜스, 2007년 11펜스에 이어 올해 다시 11펜스 올랐다. 세계에서 담배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인 영국에서 말버러 레드 20개비 한 갑 가격은 한국 돈으로 1만1천원인 5.58파운드나 된다.
영국 정부는 작년 7월부터 공공장소 전면 흡연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작년 10월 담배 구입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올렸다. 올 가을부터는 담뱃갑에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글귀와 함께 폐암에 걸린 허파, 병든 잇몸 등 흡연의 피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사진도 부착된다.
현재 영국의 성인 흡연인구는 22%. 정부는 2010년까지 흡연인구를 21%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