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과 유학에 쓰는 돈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계속 불어나는 통에 올해 경상수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30일 ’2007년 국제수지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205억70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16억1000만 달러 많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여행과 유학·연수 경비 지출이 늘었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는 2006년보다 20억 달러가량 더 많은 150억9000만 달러에 달해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이 같은 적자는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인 수출에서 얻은 상품수지 흑자(294억1000만 달러)로 상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5억7000만 달러 늘어난 59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에 비해선 5억7000만 달러 많은 것이지만 한은이 당초 예상한 65억 달러 흑자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의 상당부분을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쓴 셈”이라며 “올해는 상품수지 흑자도 줄 것으로 보여 서비스수지 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한은은 서비스수지의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돼 올해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